사회학에만 배울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일까요?
"당신은 자신은 아니스 칵테일밖에 보지 못하지만 나는 그 너머까지 봐야 해요. 그 과일이 열린 나무, 그 나무가 맞서야 했던 폭풍우, 그 열매를 딴 손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건너간 선박, 그 열매가 알코올과 접하기 전에 가지고 있던 색깔을 보죠."(파울루 코엘료 2004. 『11분』. 이상해 옮김. 서울: 문학동네)
칵테일 너머 다른 것을 보는 것처럼, 사회를 자세히 보려면 사회 이면의 모습을 봐야합니다.
사회학은 '파고드는 것', '비판'하는 것에 특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.
그 자세는 어떠한 것일까요? 이번에도 봉준호씨에게 배울 수 있습니다.
사실 봉준호님이 사회학에 대해 심취했다든가, 사회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는 봉준호님의 측근이 아니면 알 수가 없습니다. 그러나 그가 보이는 태도들은 사회학적 소양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신기하다고 할 수 있죠.
봉감독은 영화 <괴물> 제작 중 웨타 디지털 회사(영화 <반지의 제왕> 제작사)와의 협상이 결렬되었다고 합니다. 그때 봉감독님은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했다고 합니다. 마침 자기 자신의 사기꾼이 된듯한 기분이었다고 하죠.
그는 <씨네에프엑스:1980년 이후 연 4회 발행되는 특수효과 잡지> 유명 그래픽 잡지들을 쌓아놓고 공부했다고 해요.
<씨네에프엑스>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.
https://www.youtube.com/user/CineFix/videos
"쌓아놓고 공부했었죠. 알고 싶었어요.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. 절대 자동으로 되어서 나오는 것은 없어요. 모든 샷에 감독들이 에너지를 투입해야만 원하는 게 나올 수 있어요. 컴퓨터그래픽샷들은. "(MBC스페셜)
결국 봉감독은 적임자를 찾게 됩니다. 주라기 공원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캐빈 래퍼티(<괴물> 시각효과 감독)입니다. 괴물의 등장을 최소화하면서도 시각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. 결국 특유의 스토리텔링의 능력으로, 괴물의 등장장면은 125번만으로, 괴물의 등장장면을 의미있게 만들었습니다.
봉감독은 살인의 추억을 만들기 위하여 '수백, 수천개의 기사'를 쌓아놓고 공부했다고 합니다. 봉준호를 몇 번 뵀던 기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. '당신이 기자요. 당신이 기자가 아니면 누가 기자라는 말입니까'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. 그만큼,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영화를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료를 찾고 고민하던 자세가 그를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.
다른 사회과학/인문학도 마찬가지겠지만, 사회학에서는 '사회'를 날카롭게 바라봐야 합니다.
남들이 당연하게 생각한 것을 다르게 보고,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.
결국 영화학과가 아닌 사회학을 선택하였기 때문에 봉준호의 영화가 특별한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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